<우크라이나 전쟁과 남북 상호안보위협 인식에 대한 생각들>
엊그제(3월 25일) 바이든이 푸틴에게 “더는 권력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라고 해서 난리가 났습니다. 그동안 순전한 폭력배, 살인독재자, 도살자 등이라고 욕했을 때는 가만히 있던 국무장관이 곧바로 “다른 어떤 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욕설 보다 속마음을 담은 평어가 더 문제를 일으키는 게 외교인 듯합니다.
미국이 러시아 권력교체를 원한다는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명분으로 자국 안보위협을 들었는데, 실제로 러시아를 미국 입맛대로 바꾼다고 발언한 셈이니까요. 푸틴과 러시아, 독재자와 국민은 다르다고 선전하겠지만 사실 그게 엄밀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말장난에 불과하죠. 전쟁은 국제정치의 연장이니까요.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이라고 하죠. 말싸움이 주먹질로 번지듯 정치가 통하지 않으면 전쟁으로 비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 중에도 말이 중요합니다. 민심을 얻어야 승리하고 승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전쟁에서 경제력, 군사력이 우선이지만 심리전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현대 정보화 사회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유통되고 통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민심을 얻으려면 명분이 있어야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명분은 대량살상무기 제거였는데요, 점령을 하고 보니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서 이라크 국민 수만 명이 죽어나갔지만 뉴스거리로 취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죠. 명분의 핵심은 내편이냐, 네편이냐일 수 있습니다. 유리한 부분은 부풀리고 불리한 부분은 감추면서 자기편을 늘리고 상대편을 축소시키는 거죠.
지금 우크라이나는 매일 사람이 죽고 시설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을 끝나리라 생각했다가 예상외로 우크라이나가 잘 싸운다고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런 뉴스들만 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를 침공해서 바그다드를 한 달 이내에 점령하긴 했지만 전쟁은 2003년 3월에 시작되어 2011년 12월에 종전을 했으니 11년을 동안이나 지속되었죠.
미국은 다들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최강국입니다. 이라크 전쟁을 할 때 미국에 대해 경제제재라도 한 나라는 없습니다. 나토까지 끌어들였고 러시아나 중국이 제재할 형편도 아니었으니까요. 러시아는 자신의 힘만 믿고 전쟁을 시작한 듯합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의 영광이 너무 강했을까요? 저는 이라크 침공처럼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데요, 서방세계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저도 러시아가 심대하게 피해를 입겠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중립화시키고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리라 봅니다. 애초 러시아는 점령이 목표가 아니라고 했으니까요.
지금 러시아를 대놓고 지지하는 나라는 다섯 나라인가요? 그 중에 북한도 있죠. 북한도 주변 열강에 둘러싸인 약소국이라 남일 같지 않을 텐데 왜 그럴까요. 당연히 국경을 맞댄 지정학적 고려가 먼저일 테고 내편, 네편 논리도 작용했겠죠. 이라크전쟁 당시에 남한 사람들은 북한이 느끼는 안보위협을 떠올리지 않았지만 요즘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북한을 당연히 연결시킵니다. 정치인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염려만 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지 않아도 침략당하지 않을 거라는 안보환경을 조성하자고 주장하는 이는 별로 없습니다.
상호안보위협인식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는 걱정하면서 왜 북한 입장은 생각하지 않을까요? 사실 남북은 불가침협정을 1991년 말에 맺었고 몇 차례 정상회담에서 계속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남침할 거라고 국민들이 계속 확신(?)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있죠. 위에서 말한 심리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 때문에 근거를 나열하지 않지만,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이 없고 남한을 통치할 능력도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위협의식이 더 크다는 시각이 사실에 더 근접할 듯합니다. 세상에 첨단무기 발사장면을 생생하게 다 보여주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봐라, 우리 이 정도 하니까 건들지 마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위협하는 발언이기 보다는 위협을 느낀다는 이야기로 해석해도 될 듯합니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식량조차 부족한 곳이라고 폄하합니다. 무기도 개발하지 말고 그냥 있으면 먹을 것은 준다는 식으로 대화제의를 하면서 붕괴하기를 기다립니다. 오히려 무기경쟁을 통해서 북한 경제를 고갈시켜 붕괴를 앞당기자는 주장도 있죠. 김정은과 인민을 분리해서 김정은만 없어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체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결정한다는 상호존중은 협정문에만 사용하고 흡수통일을 염원하는 침략적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불신은 73년 전 북한이 시작한 한국전쟁에 대한 피해의식, 공포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남한은 36년 이상 식민통치를 당했지만 일제와는 20년 만에 수교했습니다. 한국전쟁에 적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와 수교한 지가 30년이 넘습니다. 2차대전 때 나찌독일이 유럽을 완전히 유린했지만 유럽연합으로 단일통화권을 이룬지도 20여 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민족끼리도 전쟁의 상흔을 씻고 잘 사는데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만 왜 이럴까요? 그게 다 김정은 때문일까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역지사지는 북한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안보위협은 상호 균형있게 보아야겠죠. 내편, 네편에 따른 명분은 늘 어떤 심리전이 작동되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처럼 자국 내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사태는 어떠한 경우에도 발생되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남북 상호안보위협 인식에 대한 생각들>
엊그제(3월 25일) 바이든이 푸틴에게 “더는 권력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라고 해서 난리가 났습니다. 그동안 순전한 폭력배, 살인독재자, 도살자 등이라고 욕했을 때는 가만히 있던 국무장관이 곧바로 “다른 어떤 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욕설 보다 속마음을 담은 평어가 더 문제를 일으키는 게 외교인 듯합니다.
미국이 러시아 권력교체를 원한다는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명분으로 자국 안보위협을 들었는데, 실제로 러시아를 미국 입맛대로 바꾼다고 발언한 셈이니까요. 푸틴과 러시아, 독재자와 국민은 다르다고 선전하겠지만 사실 그게 엄밀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말장난에 불과하죠. 전쟁은 국제정치의 연장이니까요.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이라고 하죠. 말싸움이 주먹질로 번지듯 정치가 통하지 않으면 전쟁으로 비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 중에도 말이 중요합니다. 민심을 얻어야 승리하고 승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전쟁에서 경제력, 군사력이 우선이지만 심리전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현대 정보화 사회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유통되고 통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민심을 얻으려면 명분이 있어야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명분은 대량살상무기 제거였는데요, 점령을 하고 보니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서 이라크 국민 수만 명이 죽어나갔지만 뉴스거리로 취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죠. 명분의 핵심은 내편이냐, 네편이냐일 수 있습니다. 유리한 부분은 부풀리고 불리한 부분은 감추면서 자기편을 늘리고 상대편을 축소시키는 거죠.
지금 우크라이나는 매일 사람이 죽고 시설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을 끝나리라 생각했다가 예상외로 우크라이나가 잘 싸운다고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런 뉴스들만 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를 침공해서 바그다드를 한 달 이내에 점령하긴 했지만 전쟁은 2003년 3월에 시작되어 2011년 12월에 종전을 했으니 11년을 동안이나 지속되었죠.
미국은 다들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최강국입니다. 이라크 전쟁을 할 때 미국에 대해 경제제재라도 한 나라는 없습니다. 나토까지 끌어들였고 러시아나 중국이 제재할 형편도 아니었으니까요. 러시아는 자신의 힘만 믿고 전쟁을 시작한 듯합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의 영광이 너무 강했을까요? 저는 이라크 침공처럼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데요, 서방세계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저도 러시아가 심대하게 피해를 입겠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중립화시키고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리라 봅니다. 애초 러시아는 점령이 목표가 아니라고 했으니까요.
지금 러시아를 대놓고 지지하는 나라는 다섯 나라인가요? 그 중에 북한도 있죠. 북한도 주변 열강에 둘러싸인 약소국이라 남일 같지 않을 텐데 왜 그럴까요. 당연히 국경을 맞댄 지정학적 고려가 먼저일 테고 내편, 네편 논리도 작용했겠죠. 이라크전쟁 당시에 남한 사람들은 북한이 느끼는 안보위협을 떠올리지 않았지만 요즘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북한을 당연히 연결시킵니다. 정치인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염려만 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지 않아도 침략당하지 않을 거라는 안보환경을 조성하자고 주장하는 이는 별로 없습니다.
상호안보위협인식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는 걱정하면서 왜 북한 입장은 생각하지 않을까요? 사실 남북은 불가침협정을 1991년 말에 맺었고 몇 차례 정상회담에서 계속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남침할 거라고 국민들이 계속 확신(?)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있죠. 위에서 말한 심리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 때문에 근거를 나열하지 않지만,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이 없고 남한을 통치할 능력도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위협의식이 더 크다는 시각이 사실에 더 근접할 듯합니다. 세상에 첨단무기 발사장면을 생생하게 다 보여주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봐라, 우리 이 정도 하니까 건들지 마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위협하는 발언이기 보다는 위협을 느낀다는 이야기로 해석해도 될 듯합니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식량조차 부족한 곳이라고 폄하합니다. 무기도 개발하지 말고 그냥 있으면 먹을 것은 준다는 식으로 대화제의를 하면서 붕괴하기를 기다립니다. 오히려 무기경쟁을 통해서 북한 경제를 고갈시켜 붕괴를 앞당기자는 주장도 있죠. 김정은과 인민을 분리해서 김정은만 없어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체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결정한다는 상호존중은 협정문에만 사용하고 흡수통일을 염원하는 침략적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불신은 73년 전 북한이 시작한 한국전쟁에 대한 피해의식, 공포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남한은 36년 이상 식민통치를 당했지만 일제와는 20년 만에 수교했습니다. 한국전쟁에 적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와 수교한 지가 30년이 넘습니다. 2차대전 때 나찌독일이 유럽을 완전히 유린했지만 유럽연합으로 단일통화권을 이룬지도 20여 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민족끼리도 전쟁의 상흔을 씻고 잘 사는데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만 왜 이럴까요? 그게 다 김정은 때문일까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역지사지는 북한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안보위협은 상호 균형있게 보아야겠죠. 내편, 네편에 따른 명분은 늘 어떤 심리전이 작동되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처럼 자국 내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사태는 어떠한 경우에도 발생되어서는 아니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