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소식

소식키신저 시대가 저무나 미국은 키신저 같은 인물이 아직 없는가

관리자
2023-06-05

< 키신저가 주도한 미중협력시대의 시작과 변화과정, 미국은 키신저 이후 인물이 있을까? >


100세 생일을 앞둔 미국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엊그제(27일) ‘오늘날의 세계는 무질서하고 주요국들이 방향성을 잃고 분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으로 분열된 세계”에서 인도와 같은 나라뿐 아니라 종속된 많은 국가가 “지배적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는데요. 많은 나라들이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어느 정도 자율성을 추구해야 할지 고민한다는 겁니다. 


키신저는 1970년대 초 소련을 견제, 포위하기 위해 같은 공산주의였던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요. 미국 닉슨 대통령은 1972년 2월 중국을 방문해 모택동을 만납니다. 1973년인가, 미국 상원에서 일부 의원들이 중국정책을 반대하며 키신저를 ‘황제’라고 부르며 공격했을 때, 키신저가 ‘대통령은 될 수 없어도 황제는 될 수 있다’는 농담을 했다는데요. 미국이 아니라 독일에서 태어난 키신저가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는 걸 모두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농담이었죠. 


중국은 1978년 말부터 개혁 개방을 선언하고 1979년 미국과 정식 수교합니다. 냉전이 끝나면서 소련은 1991년 말 해체되고 동유럽과 러시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합니다. 프랑스, 독일 등 12개 나라가 1993년 유럽연합으로 정치, 경제 통합을 하고 회원국을 늘려가죠. 미국은 소련에 대응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해체하지 않고 동유럽으로 확장합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지 않고 지원하는데요. 중국 공산당이 개혁개방을 통해 자본주의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변화, 다당제 또는 분열을 염두에 뒀다는 설이 있습니다.   


미국은 냉전시대 자본주의 중심 기구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1995년 변화된 세계정세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로 재편합니다. 미국 단극체제 경제적 세계화시대를 연 거죠.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외치며 1996년 말 이른바 선진국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합니다. OECD는 1961년에 출범했고, 그중에서 주요국은 오일쇼크로 자본주의권 경제가 흔들리던 시기인 1976년 선진공업국클럽 G7을 구성해서 세계경제 정책을 조정하죠. 


미국은 러시아가 자본주의로 전환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1998년 러시아를 G7에 공식 포함시켜 탈냉전시대 동서협력을 상징하는 G8으로 확대합니다. 중국은 2001년 말 WTO에 가입하며 세계체제에 공식 편입되며 급격한 경제성장의 추동력을 얻죠. 1995년 출범한 WTO가 만장일치제로 미국이 의도하는 것 만큼 자유무역 속도를 내지 않자, 미국은 양자 또는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며 주도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FTA를 추진했던 배경이죠.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말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를 들고 나옵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은 미국의 영향력 확대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죠. 오바마는 캐나다, 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별개로 FTA를 정치적 수단으로 확대한 TPP를 2016년 타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탈퇴하는데요. 미국을 빼고 일본 주도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은 2019년부터 발효되었습니다. 한국은 가입협상 중이죠.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G8에서 축출하고 제재를 가하는데요. 우크라이나 내전은 그때부터 진행되었고 그 연장으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한 겁니다.  미국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WTO 자유무역 규정을 무시하고 중국산 제품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합니다. 2019년 중국 화웨이 제재는 자유무역을 정면으로 거부한 사례죠. G2로 부상한 중국 견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미중 무역에서 중국의 흑자는 더 늘어나죠. 


중국은 미국의 TPP에 대응하여 아세안 10개국,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2012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데요. 2020년 말에 타결하고 각국 비준을 거쳐 2022년부터 공식 출범하였습니다. 한국도 가입국이죠. 중국은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2013년에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거의 합의를 보았지만 미중경쟁이 본격화되면 유럽연합이 비준을 하지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각국 폐쇄조치로 경제효율성에 기반한 국제적 산업공급망이 흔들렸는데요. 코로나가 미중경쟁을 더욱 앞당긴 듯합니다. 2021년 1월에 집권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 고립화시키기 위해 산업공급망 탈중국화(디커플링), 인도태평양전략을 구체화합니다. 정치군사 중심인지, 경제적 측면인지 애매한 진영을 자꾸 만들었죠. 쿼드, 오커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민주주의 국가연합(D10), 111개국 민주주의정상회의 등인데요. 한국은 IPEF에 가입했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동맹 NATO가 강화되면서 미국은 유럽연합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합니다. 미국은 반도체법과 동맹구축(CHIP4),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을 통해 WTO체제를 완전 무력화시킵니다. 그러나 힘에 부치는 듯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140여개 국이 반대했으나 제재에 동참하는 나라는 유럽연합 27개국을 포함해서 40여개 국이 채 되지 않습니다. 중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은 무산시켰으나 유럽 주요국은 탈중국화를 반대하고 있죠.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미국 중심 경제적 세계화는 2021년 바이든 집권 이후 미중대결이 심화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태, 키신저가 말한 무질서하게 변했습니다. 중국이 자유무역을 주장하고 세계화를 주장하던 미국이 공급망 분리를 추진합니다.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듯하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중국을 고립화시키고 인도태평양에서 군사적 포위를 지속할 듯합니다. 


아래 연합뉴스 그림이 한국과 연관된 미중경쟁 다자협정의 혼란상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주도 IPEF, 중국주도 RCEP에 참여하고 있고 애매한 CPTTP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쿼드에는 가입하려다 미국으로부터 무시되었죠. 한미일 군사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강화시키려는 중입니다. 한국의 위치짓기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어쨌든 키신저가 말한대로 미국의 중국고립화 전략 때문에 ‘세계 주요국이 방향성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있고, 대부분은 내부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키신저가 주도했던 미국과 중국의 협력체제는 끝났다는 겁니다. 더 이상 키신저 말에 귀를 기울일 미국 지도자는 없을 듯하고, 당분간 키신저와 같이 세계정세를 바꿀 인물은 나오지 않을 듯합니다.




(사)남북상생통일연대 

37511 충청남도 아산시 번영로115번길 21-8(권곡동) 1층

TEL 041-531-0082     

E-mail psrkkorea@gmail.com

주무관청    

ⓒ 2021 (사)남북상생통일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