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가 본격 개막되다. - 트럼프가 연 판도라 상자엔 고르디우스 매듭이 - ‘어떤 강대국이라도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미국우선주의를 관철할 최대 무기로 내세운 ‘관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2월 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일 아침) 캐나다와 멕시코에 보편 관세 25%를 부과하고, 캐나다산 원유와 중국에 대해서는 10% 관세를 때렸다. ‘설마’하던 조치가 취임 10여일 만에 시행되자 세계는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2기 트럼프가 먼저 찌른 나라가 가장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국이자 인접 우방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라서 그 타격감은 한층 더 강하게 느껴진다. 1기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일방적 협상 요구를 통해 3국자유무역협정(USMACA)으로 변경하며 미국의 이익을 관철했다. 이번엔 비무역적 사안인 불법적 마약과 이민 통로 폐쇄를 앞세웠다. 중국에 대한 이번 관세도 마찬가지로 펜타닐이란 마약 성분 단속을 조건으로 했고 다른 무역관련 사안은 추후로 미뤘다.
트럼프 1기 때는 상대와 협상을 진행하기 전에 자신이 가진 무기를 만지작거렸다면 2기는 아예 무기부터 던지고 시작하는 식인 듯하다. 트럼프는 먼저 상대에 대한 요구를 최대로 부풀려 제기하고 상대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전술을 사용하며 자신이 설정한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해왔다. 그렇다면 캐나다와 멕시코가 어느 정도 이민과 마약 문제에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는 적당히 타협할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투척으로 얻을 목표가 무엇일까? 아마 그 자신도 정해진 목표보다는 관세 부과 후 효과와 협상 과정에서 타협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더 큰 듯하다. 분명한 것은 미국에 약한 주변국부터 공격한 것이다. 캐나다 대미 무역의존도는 75% 이상이고 멕시코는 80% 이상이다. 기존 제국주의가 군사력을 앞세웠다면 트럼프는 관세를 대포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금번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단지 이민과 마약 문제만이 아니라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목표로도 함께 설정했다. 북미 자유무역경제권을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 중심 경제권으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나라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신호다. 단지 캐나다와 멕시코만이 아니라 그 지역에 투자한 중국,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은 반발했다. 이미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하라는 조롱 대상이 된 캐나다가 가장 강력한 듯하다. 하지만 트럼프 자신도 3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타협할지 아직 정확히 타산하지 못했을 수 있다. 취임 불과 열흘 남짓, 트럼프 내각도 인준된 이가 국무, 국방, 국토안보, 상무, 재무 등 많지 않고 정책적 준비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은 싸움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타협 과정은 혼란스러울 듯하다.
트럼프 특성상 한 번 내질렀다가 불리하면 자신의 발언을 물리고 시행된 정책을 거두었다가 다시 시도하고 자신의 말을 뒤집고 적절하게 타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국이자 인접 우호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먼저 투척한 관세전쟁의 파장은 오래 갈 듯하다. 이민은 농업, 서비스 등 미국 하층을 떠받치고 첨단노동 또한 미국이 필요로 하며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가 타격을 받을수록 미국 이민 수요는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마약 또한 수요처인 미국의 문제가 공급처와 비슷한 문제가 있으며 미국 제조업 부흥은 하루 아침에 결정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싹뚝 잘랐는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가?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미중무역전쟁으로부터 시작되어 2022년 우크라이나전쟁을 통해 본격화된, 미중패권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에서 트럼프가 쏘아올린 미국우선주의 관세전쟁 귀결은 어떻게 될까? 아마 결기있는 호기심으로 연 판도라 상자에서 나온 고르디우스 매듭일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G7 진영과 중국, 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브릭스+라는 국가 진영, 국가 진영을 넘나드는 빅테크를 비롯한 다국적기업과 금융시장이 복합적으로 다층적으로 경쟁하는 세계화시대다. 러시아를 제재하고 싸우는 나토, 서방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가 갈리고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과연 트럼프 논리대로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을까?
트럼프가 강공 일변도로 나간다면 이른바 서방국들이 미국 우선주의에 진력이 나서 소위 ‘가치동맹’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올 수도 있다. ‘미국의 관세를 인내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근본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남한은 당장 트럼프 관세 폭탄을 받지 않았지만 멕시코, 캐나다 공장을 통한 미국 우회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언제까지 미국에 기댈 것인가?
어쩌면 트럼프가 북미교섭을 통해 북과 관계를 정상화한다면 한반도 전체 경제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내수기반 경제를 구축하는 전망도 가능할 것이다.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선택지로 작용하는 시대다. ‘어느 강대국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강대국이라도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이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드디어 관세 칼을 휘두르다
-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가 본격 개막되다.
- 트럼프가 연 판도라 상자엔 고르디우스 매듭이
- ‘어떤 강대국이라도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미국우선주의를 관철할 최대 무기로 내세운 ‘관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2월 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일 아침) 캐나다와 멕시코에 보편 관세 25%를 부과하고, 캐나다산 원유와 중국에 대해서는 10% 관세를 때렸다. ‘설마’하던 조치가 취임 10여일 만에 시행되자 세계는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2기 트럼프가 먼저 찌른 나라가 가장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국이자 인접 우방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라서 그 타격감은 한층 더 강하게 느껴진다. 1기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일방적 협상 요구를 통해 3국자유무역협정(USMACA)으로 변경하며 미국의 이익을 관철했다. 이번엔 비무역적 사안인 불법적 마약과 이민 통로 폐쇄를 앞세웠다. 중국에 대한 이번 관세도 마찬가지로 펜타닐이란 마약 성분 단속을 조건으로 했고 다른 무역관련 사안은 추후로 미뤘다.
트럼프 1기 때는 상대와 협상을 진행하기 전에 자신이 가진 무기를 만지작거렸다면 2기는 아예 무기부터 던지고 시작하는 식인 듯하다. 트럼프는 먼저 상대에 대한 요구를 최대로 부풀려 제기하고 상대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전술을 사용하며 자신이 설정한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해왔다. 그렇다면 캐나다와 멕시코가 어느 정도 이민과 마약 문제에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는 적당히 타협할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투척으로 얻을 목표가 무엇일까? 아마 그 자신도 정해진 목표보다는 관세 부과 후 효과와 협상 과정에서 타협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더 큰 듯하다. 분명한 것은 미국에 약한 주변국부터 공격한 것이다. 캐나다 대미 무역의존도는 75% 이상이고 멕시코는 80% 이상이다. 기존 제국주의가 군사력을 앞세웠다면 트럼프는 관세를 대포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금번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단지 이민과 마약 문제만이 아니라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목표로도 함께 설정했다. 북미 자유무역경제권을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 중심 경제권으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나라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신호다. 단지 캐나다와 멕시코만이 아니라 그 지역에 투자한 중국,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은 반발했다. 이미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하라는 조롱 대상이 된 캐나다가 가장 강력한 듯하다. 하지만 트럼프 자신도 3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타협할지 아직 정확히 타산하지 못했을 수 있다. 취임 불과 열흘 남짓, 트럼프 내각도 인준된 이가 국무, 국방, 국토안보, 상무, 재무 등 많지 않고 정책적 준비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은 싸움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타협 과정은 혼란스러울 듯하다.
트럼프 특성상 한 번 내질렀다가 불리하면 자신의 발언을 물리고 시행된 정책을 거두었다가 다시 시도하고 자신의 말을 뒤집고 적절하게 타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국이자 인접 우호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먼저 투척한 관세전쟁의 파장은 오래 갈 듯하다. 이민은 농업, 서비스 등 미국 하층을 떠받치고 첨단노동 또한 미국이 필요로 하며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가 타격을 받을수록 미국 이민 수요는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마약 또한 수요처인 미국의 문제가 공급처와 비슷한 문제가 있으며 미국 제조업 부흥은 하루 아침에 결정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싹뚝 잘랐는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가?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미중무역전쟁으로부터 시작되어 2022년 우크라이나전쟁을 통해 본격화된, 미중패권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에서 트럼프가 쏘아올린 미국우선주의 관세전쟁 귀결은 어떻게 될까? 아마 결기있는 호기심으로 연 판도라 상자에서 나온 고르디우스 매듭일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G7 진영과 중국, 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브릭스+라는 국가 진영, 국가 진영을 넘나드는 빅테크를 비롯한 다국적기업과 금융시장이 복합적으로 다층적으로 경쟁하는 세계화시대다. 러시아를 제재하고 싸우는 나토, 서방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가 갈리고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과연 트럼프 논리대로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을까?
트럼프가 강공 일변도로 나간다면 이른바 서방국들이 미국 우선주의에 진력이 나서 소위 ‘가치동맹’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올 수도 있다. ‘미국의 관세를 인내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근본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남한은 당장 트럼프 관세 폭탄을 받지 않았지만 멕시코, 캐나다 공장을 통한 미국 우회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언제까지 미국에 기댈 것인가?
어쩌면 트럼프가 북미교섭을 통해 북과 관계를 정상화한다면 한반도 전체 경제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내수기반 경제를 구축하는 전망도 가능할 것이다. ‘다극혼합경쟁세계화시대’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선택지로 작용하는 시대다. ‘어느 강대국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강대국이라도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이어야 할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202027900009?section=international/all&site=major_news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