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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한글날과 조선글날; 온나라의 꽃봉오리 동무들 그새 잘들 었나요?

관리자
2022-11-28

< 한글날과 조선글날; 온나라의 꽃봉오리 동무들 그새 잘들 었나요? >


1. 유투브에 나오는 북한 ‘옛말할아버지’ 방송에서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시작하는 흔한 첫마디입니다. 어떤 때는 ‘나의 꼬마 동무들’이라고 첫말을 떼기도 하는데요. 남에서는 서울말을 기준으로 표준어라 하고 북에서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문화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표준어는 서울 방언이고 문화어는 평양 방언이죠.   


2. 엊그제가 한글날이었는데요. 북에서는 조선말, 조선글이라 하고 남에서는 한국말, 한글이라고 합니다. 남북은 모두 세종대왕과 그 신하들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우리글의 시초로 삼습니다. 남은 훈민정음 반포일을, 북은 창제일을 각각 양력으로 환산하여 기념한다고 합니다. ‘조선글날’은 1월 15일이죠. 


아시다시피 우리글은 ‘정음(正音)’ 보다는 ‘언문(諺文)’ 등으로 천대받으면서도 생명력있게 이어왔는데요. 말과 글이 일치되었기 때문이겠죠. 뛰어난 언문 가사도 많지만 1860년대 초반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쓴 ‘용담유사’가 조선사상사에서 유명합니다. 


언문은 1894년 지석영의 상소를 계기로 11월 21일 고종의 칙령으로 ‘국문’이라 부르면서 공문서에 공식 등장했다고 합니다. 기독교 선교사들의 현지화 전략의 하나인 ‘바이블’을 현지어인 조선어로 번역하면서 대중화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1907년에는 국문연구소가  국가기관으로 설립되었죠. 


3. 한글날 기원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선어연구회에서 제정한 ‘가갸날’인데요. 다음해에 한글날로 명칭을 변경합니다. 우리말글을 지키자는 독립운동이었죠.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팔도가 조금씩 다른 조선말을 표준화하고 맞춤법을 통일하며 조선말큰사전을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다했습니다. 조선말을 말살하려던 일제는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을 만들어 최현배, 이극로 등 많은 이들을 구속했죠.


해방 후 1947년 이극로를 중심으로 조선말큰사전 1권이 간행되었고 1957년 6권으로 완간되었다고 하네요. 1948년 북으로 넘어간 이극로는 북에서, 최현배는 남에서 활동했습니다. 일간 신문 가로쓰기는 북에서 로동신문이 1956년, 남에서 스포츠서울(1985년)에 이어 한겨레신문이 1988년부터 시작했답니다. 


4. 위 제목은 무슨 뜻인지 다 알아들을 수는 있는데, 남에서 보면 좀 이상하죠?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동무’라고 부르니까요.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학생 동무들, 우리 오늘은 평화 노래를 해보자요”라는 식으로 이야기 합니다. ‘동무’는 친구를 뜻하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인데요. 남과 북이 70여년 동안 다른 체제로 살면서 쓰임새가 달라진 겁니다. ‘해보자요’는 문화어 표준말이라고 하네요. 


북은 평등을 내세우는 사회주의 체제다 보니까 동년배, 동급자 뿐 아니라 아랫사람, 하급자에게 ‘동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관습이 정착되었는데요. 자유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남쪽에서는 ‘동무’라는 말이 불온시 되었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남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식(투자)’ 같은 말을 북녘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죠.


5. 하지만 남북은 말과 글이 같기 때문에 체제에 따른 약간의 변이, 방언의 차이가 있어도 서로 금방 이해합니다. ‘오징어’와 ‘낙지’를 남북이 다르게 부른다지만 남쪽에서도 ‘감자’와 ‘고구마’를 다르게 사용하는 지역도 있죠. 제주도는 ‘지슬’이라 하나요. 부추 또한 졸, 솔, 정구지 등으로 지방마다 다르죠. 


언어를 무리하게 표준화하지 않고 방언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만 남북이 우리말글을 발전시키기 위해 통일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사실 해방 전에 조선어학회 노력은 있었지만 우리말글에 대한 문법과 사전을 명확하고 권위있게 통일했다고 보기는 어렵죠. 또한 언어생활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데요. 그래서 남북이 우리말글을 통일시키려는 노력은 제2의 독립운동이고 민족통일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남북 민간이 2004년에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합의하고 2005년 2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회를 발족하였는데요. 그해 9월에 남북당국이 지원에 합의하였고 2006년 2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출범하였습니다. 남은 2007년에 사업회법을 통과시켜 지원해왔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제대로 진척시키지 못했고 완성하기로 했던 2019년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남북이 비록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하더라도 겨레말큰사전 같은 남북 공동의 이해가 있는 사업은 지속해야하지 않겠습니까? 2022년 한글날을 맞으며 남북 당국에게 우리 말글을 공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교류협력 재개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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